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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기본교육] 제367기 수습기자 기본교육 참가자 후기(아주프레스 이정우 기자)
- 작성자
- 김지현
- 작성일
- 2025-10-13 16:18:28
- 조회수
- 134
<p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이를테면 회화나무 같은 것></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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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한국언론진흥재단 제367기 수습기자 기본교육 참가 후기</span></span></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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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right"><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아주프레스 이정우</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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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Once upon a time there was a boy who loved a girl, and her laughter was a question he wanted to spend his whole life answering.” 옛날에 한 소녀를 사랑한 소년이 있었고, 그녀의 웃음은 그가 평생 동안 대답하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니콜 크라우스의 소설 ‘사랑의 역사’의 한 구절이에요. 제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한 문장을 고르라고 한다면 저는 이 문장을 고를 거예요.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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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평생을 들여서 응답하고 싶은 질문. 서른을 전후한 신입사원들과 수습기자들에게 입사 후 첫 몇 달은 각자 그 질문을 찾는 시기일 텐데요, 저는 그러한 시기에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습기자 기본교육을 받은 걸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아직 답은 커녕 질문조차 온전히 포착하진 못했지만, 교육을 받는 이 주간 그것의 긴 꼬리는 찾는 데 성공했거든요.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유하도록 강제하는 것과의 우발적인 마주침”이라는 측면에서도 그것이 가능했지만 무엇보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프로그램과 동료들이 좋았기 때문일 거예요.</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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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570살 회화나무가 서 있는 정동의 늦여름. 9월 15일부터 9월 26일까지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신입사원 여섯 명, 부산일보 기자 두 명, 아주경제신문 기자 일곱 명과 아주프레스 기자 세 명이 수습기자 기본교육을 받았어요.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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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동아일보 기자 출신 송상근 이대 교수께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법을 배운 뒤, 직접 작성한 기사에 대한 논평을 듣는 시간이 있었어요. 탄광촌의 여성 광부인 ‘선탄부’를 취재한 ‘광부엄마’의 강원일보 최기영 선배와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기획 ‘산 자들의 10년’의 한국일보 유대근 선배가 기획보도에 대해, 작년 12월 3일에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의 모습을 담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서울의 밤’을 촬영한 조선일보 사진부 김지호 선배가 포토저널리즘에 대해 강의해 주었습니다.</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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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뛰어난 경제기사와 인터뷰 기사로 이름난 선배들의 강의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협업 과정으로 마련된 ‘자살 보도와 취재 윤리’ 등 훌륭한 강의도 많이 듣고,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견학도 다녀왔습니다. 이토록 밀도 높은 이 주 동안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두 가지입니다. 언론윤리세미나와 점심 식사.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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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먼저 언론윤리세미나. 무작위적으로 배정된 네 개의 조가 각각 언론윤리적 주제를 선정하고 함께 준비해 발표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저는 이걸 준비하는 과정과 발표 모두 되게 재미있었거든요. 조원들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한국언론진흥재단 신입사원분들과 세 번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도 이 시간이 이따금 떠올라요.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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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이 글의 결미에서는 shout-out을 하고 싶어졌어요. 한국언론진흥재단 김지현 과장님을 비롯해 지난 교육을 위해 애써 주신 모든 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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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그리고 함께 교육을 들은 분들께. 행여 이 글을 보신다면.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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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겨자씨를 보신 적 있나요? 알갱이가 살아있는 머스타드를 먹을 때면 볼 수 있죠. 둘레가 16km(40리)인 원기둥 안에 겨자씨가 가득 차 있어요. 백 년마다 </span></span><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이 겨자씨를 하나씩 꺼내서 원기둥 안에 겨자씨가 완전히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 이 시간이 한 겁(劫)이래요. 살면서 단 한 번 서로의 소매가 스치는 사이로 만나려면 500겁, 함께 걷는 하루를 보내려면 2천겁의 세월이 필요하대요.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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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마하바이로차나가 설한 계율을 담은 범망경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이죠. 이 주를 함께 보내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통과해 왔을까요? 모두 반갑고 고맙고 만나서 기뻤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spa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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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size:11p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이를테면 회화나무 같은 것. 회화나무는 악귀를 물리친다고 해요. 그래서 궁궐에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하죠. 570살 회화나무가 사는 곳에서 우리가 처음 만났죠. 모두의 오랜 평화를 빕니다. </span></spa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