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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기본교육] 제331기 수습기자 기본교육 참가자 후기(뉴스1 김성식)

작성자: 관리자1
작성일: 2022-10-04 09:14:46
조회수: 133

고민은 덜고 머리는 채운 8일 - 331기 수습기자 기본교육 소감문 -   뉴스1 김성식   지난 7월 운 좋게 기자가 됐지만 합격의 기쁨도 잠시, 눈앞이 깜깜해졌다. 언론과 관련 없는 학과를 다녀 지금껏 어떻게 기사를 써야하는지 제대로 배워본 적 없기 때문이다. 점점 커지는 고민에 해답을 찾을 새는 없었다. 무더운 여름 경찰서를 돌며 명함을 건네고, 시위 참석자의 발언을 급하게 받아 적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듯 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맞은 이번 추석, 모처럼 긴 휴일을 맞아 고향에 내려갔지만 마음 한 구석에 덮어 놨던 고민들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어떻게 하지?”   ‘훌륭한 기자가 되자’는 그런 거창한 욕심은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적당히 기사 잘 쳐내서 그날 하루 무사히 버틸 수 있을까’에 가까웠다. 앞으로 수습 딱지를 떼기까지는 불과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많이 부족한 내가 ‘너무 일찍 기자가 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저널리즘 스쿨이라도 좀 다녀볼 걸 그랬나’하는 후회도 들 때쯤 연휴가 끝났고 지난 13일 언론진흥재단 수습기자교육을 받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번 수습기자 교육은 수강생이 전부 펜 기자들이었다. 재단 측에서 이점을 십분 반영해서인지 교육을 하러 온 기자 선배들도 신문사나 통신사 출신이 많았고 교육 일정에 글쓰기 방법론을 다루는 수업도 상당히 비중 있게 잡혀 있었다. 특히 도움을 받은 수업은 바로 박재영 교수님의 ‘내러티브 기사쓰기’다. ‘취재원들을 캐릭터로 입체화 해 보다 생생하게 정보를 전달한다.’ 이 같은 내러티브 기사 형식은 그간 스트레이트 기사나 박스 기사에 익숙했던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직접 내러티브 형식으로 기사를 써보는 작업은 돈 주고도 못 사는 귀한 경험이었다.   박 교수님이 내준 과제 수행을 위해 기존에 썼던 스트레이트 기사를 내러티브 기사로 재구성해 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수업 기간 입학했던 대학 대표자들이 대면 사업을 재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의 연성 기사였다. 취재원 한 명을 주인공으로 잡고 기사에선 빠진 주인공 주변 인물들 증언도 추가했다. 등장인물을 위계화하고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을 취재해 크로스 체킹하라는, 박 교수님의 내러티브 기사쓰기 조언에 따라서다.   그렇게 20학번인 단과대학 학생회장 한 명과 그가 겪은 좌충우돌 에피소드, 그리고 학생회장과 같이 일했던 학생회 집행부원들의 증언까지 엮으니 하나의 줄거리가 보기 좋게 완성됐다. 내가 봐도 학생 대표자들 사례 두 개를 언급하고 거기에 줄줄이 설명을 단 기존 기사 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혔다. “내러티브 기사는 다른 어떤 기사보다 독자들에게 가장 선명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던 박 교수님의 말에 수긍이 갔다. 좀 더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기자 생활하는 데 꽤 괜찮은 기술 하나 건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승환 기자의 ’자살보도와 취재윤리‘ 수업도 기사 쓰기에 대한 고민을 풀어준 수업이었다. 자살보도에서 써야할 것과 쓰지 말아야할 것을 수업 시간에 일목요연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자살보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추가 자살을 부추길 수도, 예방 할 수도 있다는 수업 내용은 단순한 글쓰기 방법론을 넘어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강조하는 언론 윤리와도 맞닿아 있었다. “때로는 쓰지 않는 것이 저널리즘”이라고 한 이 기자의 진심어린 조언은 하나라도 더 알아내 한 줄이라도 더 써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기자 초년생들에게 잠시 숨을 고르며 자신의 기사를 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지침이 될 것 같다.   이 같은 글쓰기 방법론 수업들뿐만 아니라 취재 기법을 다룬 수업들도 유익했다. 기사를 쓰기 전 취재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이 그간 수많은 공공기관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넣으며 쌓은 노하우를 전수한 수업이 대표적이다. 청구 항목을 구체화할수록 정보공개 답변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정 소장의 수업 내용은 앞으로 취재에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경제보도 어떻게 할까’란 수업에서 연간 취재 캘린더를 잘 작성하면 발생 기사를 놓치지 않는다는 유대근 기자의 취재 노하우도 피가 되고 살이 될 예정이다.   지난 23일 8일 간의 수습기자 교육이 이렇게 끝이 났다. 수업을 마치고 정동길을 걸어 내려오는 발걸음은 기자가 되고 난 뒤 그 어느 때보다 한결 가벼웠다. 글쓰기 방법과 취재 기법 등 상당히 실용적인 ‘기자 길라잡이’들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업들이 언론 관련 학과 비전공자들은 얼마나 듣기 어려운 귀한 기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를 배우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 수업을 들으러 다니는 기자 지망생들도 부지기수다.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id="hwpEditorBoardContent"></div>   물론 앞으로 기자 생활을 하며 더 배우고 익혀야할 게 산더미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럼에도 내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 준 언론진흥재단 관계자들께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특별히 수강생들 수업부터 식사까지 알뜰살뜰 챙겨준 이종호 사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고민은 덜고 머리는 채운 귀한 8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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