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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기본교육] 제330기 수습기자 기본교육 참가자후기(경향신문 이소영 기자)

작성자: 관리자1
작성일: 2022-08-08 10:35:07
조회수: 182

변태를 마쳤다, 이제 날아오르기만 했으면   <o:p></o:p>경향신문 이소영 기자   <o:p></o:p>곤충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다소 거부감이 드는 비유일 수 있겠다. 내게 언론진흥재단에서의 교육 기간은 애벌레가 번데기를 트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여느 동물과 마찬가지로 곤충 역시 애벌레에게 날개가 돋아나고 다리가 생기는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을 거치리라 여기기 쉽다. 그러나 변태 중인 번데기 안에서는 훨씬 격렬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곤충 유충은 액체 상태의 단백질로 완전히 녹아내린 뒤 성충으로 재조립되는 과정을 거친다. 2주 동안 나의 언론관과 기자로서의 가치관 역시 녹아내린 뒤 더 단단하게 완성됐다.   <o:p></o:p> “이름 뒤에 기자라는 호칭만 붙었지, 우린 언시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태야.”수습기자 교육 첫날, 한 동기가 내린 스스로에 대한 평가다.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입사 후 2주는 아직 실감도 나지 않은 채 얼떨떨한 정신으로 선배들이 주는 술잔만 받다가 지나가버렸다. ‘어떤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까’, ‘어떤 제목을 달아야 할까’ 같은 필사적인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은 채였다. ‘이렇게 준비가 안되어도 괜찮은 걸까’ 찝찝한 걱정과 고민만 차곡차곡 적립되고 있었다.   <o:p></o:p> 한국 언론의 뿌리와 어두운 과거를 돌아보며 출발한 첫 강의의부터 애벌레 수습기자들의 걱정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한국 미디어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길을 내다보는 거시적인 시각의 강의들로는 언론관을 바르게 세웠으며, 현직 선배 기자들의 강의에서는 실무 지식을 쌓았다. 정보를 찾고 취재원을 대하는 노하우를 받아들이고, 자살 보도와 장애인 이슈 보도에서 주의할 점은 마음에 새겼다. 내러티브 기사를 한 글자씩 눌러쓰며 다양한 보도의 중요성을 배우기도 했다.   <o:p></o:p> 대학 시절, 등록금 아까운 줄 모르고 강의를 내팽개친 자타 공인 뺀질이었지만 2주에 걸친 수습기자 교육 강의는 어떤 것도 흘려듣지 않았다. 아니, 감히 대충 들을 수 없을 만큼 한 마디 한 마디가 소중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하다. 기자를 꿈만 꿨지 정작 기자가 된 이후를 생각해 본 적은 없었기에, 바싹 마른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필요로 하던 지식들을 게걸스럽게 흡수했다.   <o:p></o:p> 20여 번의 강의 시간만큼이나 언론윤리 세미나도 값졌다. 자리에 모인 수습기자들은 앞으로의 언론을 만들어나가야 할 주역이었다. 너도나도 책임감에 불타올랐다. 취재원과의 절절한 거리를 고민하고, 뉴미디어 시대의 언론 윤리를 정하고, 성범죄와 정신적 장애에 대한 보도를 지적하며 세미나를 준비했다. 당장 현실의 모든 언론 환경을 윤리적으로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마음속에 진지한 고민을 간직한 기자들이 모이면 언젠가 하나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o:p></o:p> 편집기자로서, 취재기자 중심의 커리큘럼에 눈꼽만큼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취재와 기사 작성 방법을 배우는 시간들도 어디서도 가지지 못할 진귀한 순간들이었지만, 편집기자나 사진기자도 도움받을 수 있는 시간이 함께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기자로서 취재기자를 이해할 수 있었듯, 취재기자에게도 언론사의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o:p></o:p> 교육 일정의 첫날, 수습기자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스스로 "OOO 기자 입니다"라고 말하기가 어찌나 어색하고 어렵던지, 우물쭈물하며 "이번에 편집기자로 입사한 OOO 입니다"라고 돌려서 소개했다. 2주간 번데기 안에서 격변의 변태과정을 마친 지금은 스스로를 기자라고 소개할 수 있게 됐다. 언론진흥재단 수습기자 교육이 준 가장 큰 선물이다. <div id="hwpEditorBoardContent"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data-hjsonver="1.0" data-jsonlen="158721"></div>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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